토요일 아침 8시30분경에 사무실에 출근해 대충 정리를 하고 지보면민체육대회가 열리는 지보중학교로 향했다.

 15km를 부리나케 달려 행사 시작 20분전에 도착했다.

 주위를 아무리 둘러보아도 주차할 곳이 보이지 않았다.

 빈 공간을 찾아 면소재지를 서너바퀴 돌고나니 짜증이 밀려온다.

 마침 슈퍼 앞에 주차할 공간이 있어 차를 주차하고 행사장으로 가기 위해 카메라를 챙기는데 슈퍼아줌마 왈 “물건을 싣고 내려야 하니 주차하면 안된다”고 한다.

 잠시잠깐 도로가 개인사유지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쳐서 말 싸움할 여력이 없어 가만히 카메라를 가방에 다시 넣고 시동을 걸었다.

 아! 이제 행사시작 1분전이다. 무모한줄 알지만 차를 돌려 행사장 정문으로 향했다.

▲ 그냥 보아도 행사장 안은 충분히 차량을 주차할 공간이 남아 있다.

 정문을 지키는 자율방범대원에게 취재차 왔으니 잠시 차를 주차하고 사진 몇장 찍고 가겠다고 사정했다.

 절대 안된다고 한다. 취재를 할려면 미리 알아서 와 주차를 하지 여기서 왜 난리냐는 눈치다.

 행사장 안을 들여다 보니 주차할 공간이 남아있는데도 말이다.

▲ 지보면민체육대회가 진행중인 지보중학교

 자꾸 사정하려니 구차하고 울컥하는 마음이 들어 취재를 포기하고 돌아나오는 길.

 황금 같은 토요일에 같이 놀러가자는 아이들을 떼어놓고 왕복 30km를 미친 사명감으로 눈썹이 휘날리게 달리며, 보낸 시간이 너무도 억울하게 느껴졌다.

 아마 당분간은 지보면과 관련된 어떤 일도 하고 싶지 않을 것 같다. 원칙이라는 이름 아래 무지하게 짜증스런 하루다.

 지보면의 원칙이 모두에게 평등하게 적용되고 있는지 한번 물어보고 싶은 심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