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미터널에서의 사색(思索)

예천e희망뉴스l승인2016.05.27 1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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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차일피일 미루다가 27일 아침, 한천에 있는 장미터널을 둘러보았다.

 꽃잎을 떨구며, 장미꽃이 하나둘 시들어 가고 있었다.

 군데군데 무리를 지어 도도한 아름다움으로 마지막 자태를 뽐내는 장미를 보며, 그나마 아쉬움을 달래고 진한 향을 온 몸으로 느껴본다.

 한쪽에선 장미터널 경관조명설치 공사가 한창이다.

 올 여름 고향의 강 사업과 함께 지역민들에게 새로운 볼거리를 제공하기 위해 군에서 추진하는 사업인 듯 하다.

 벚꽃나무로 인해 그늘이 져 엉성한 장미터널에 눈부신 조명이 설치된다면 잠시 눈은 호강할지 모르지만 장미의 생장에는 악영향을 미칠 것이 뻔하다.

 지난해에도 군에서는 도로선형사업을 한다는 명목으로 아름드리 벚꽃나무를 베어내고, 보도를 조성한다고 아름다운 벚꽃길을 훼손하는 합법적 잘못을 자행했다.

 과연 누구를 위한 사업인지 정말 모르겠다.

 분명 지역민의 편리를 위한 사업인데도 불구하고 불편한 속내는 어쩔수 없다.

 이런저런 생각에 한참을 앉아 시들어 가는 장미꽃을 보고 있자니 문득 화무십일홍 인불백일호(花無十日紅 人不白日好)라는 말이 떠오른다.

 꽃은 열흘 붉은 것이 없고, 사람은 백일을 한결같이 좋을 수 없다는 말이다.

 세상에 영원한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

 이 불변의 진리앞에 사람의 존재는 한없이 작고 가엾다.

 마치 영원할 것처럼 느껴지는 지금의 권력과 재물. 그리고 젊음도 언젠가는 물거품처럼 사라져 버릴 것이기 때문이다.

 남보다 무언가를 많이 가졌다는 것은 그만큼 사회적 책임이 주어짐을 뜻한다.

 그런 이유로 가진자는 한없이 겸손해야 하며, 끊임없는 자기성찰과 역사를 두려워 할줄 아는 지혜가 필요하다.

 진정한 현자는 옛 것을 바로알고 오늘을 살아가는 사람이다.

 내년 5월이면 어김없이 장미터널의 장미가 만개해 진한 향을 풍길 것이다.

 그때 삶의 아름다움을 축복하는 행복한 장미를 만날 수 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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