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은 온통 먹구름으로 덮여 있고 후텁지근한 날씨에 가만히 있어도 땀이 비오듯 한다.

 ‘채석장 결사반대!’ 머리띠를 두르고 피켓을 든 채 군청 앞에 앉은 팔순 노인들의 모습이 안쓰럽다.

 평생 농사일 밖에 모르던 촌로들의 손에 들린 피켓이 생소하고, 굵은 주름이 진 얼굴가득 하늘같은 군수님의 현명한 결정만을 간절히 갈구해 본다.

 그동안 주민들은 국가에서 하는 4대강 사업에 대승적인 차원에서 마을에 모래야적장이 떡 하니 생겨도, 그로 인한 모래먼지로 몹쓸 고생을 하면서도 묵묵히 참아왔다고 한다.

 그러나 그 인내의 결과가 마을의 근간을 흔드는 채석장 개발로 이어져 더 이상 참을 수 없어 거리로 나섰다고 한다.

 매창2리는 의성군과 경계를 두고 있는 예천군에서도 외곽에 위치에 있으며, 낙동강 줄기를 따라 나부산 아래 터를 잡고 1백여명의 주민이 옹기종기 모여 사는 아름답고 조용한 마을이다.

 하지만 채석장 개발이 알려지고, 어떤 이유인지 모르게 수십년 친동기간처럼 살아온 사람들이 이해관계에 얽혀 서로 반목하게 됐으며, 갈등의 골이 깊어지게 됐다.

 대부분이 팔순의 노인들로 움직일 힘조차 없지만 매창리를 지키고 있는 몇 안되는 젊은 사람들에게 작은 힘이라도 보태기 위해 안간힘으로 버티고 있다.

 늘 그러하듯 법이 정한대로 관에서 하는 일을 늙고 힘 없는 백성이 무슨 수로 막을수 있을까! 마는 그래도 하는데까지는 해보자는 각오가 역력하다.

 경찰들의 호위를 받으며, 피켓을 든 채 부축을 받아 겨우 거리 행진을 나선 노인들의 걸음이 힘겹고 더디기만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