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중기 가전체 문학의 거두인 서하 임춘 선생을 기리는 제16회 서하전국백일장이 4일 오전 10시부터 예천군 청소년수련관 앞마당에서 열렸다.

 이날 행사는 (사)한국문인협회 예천군지부(지부장 황길영)가 주최·주관했으며, (사)한국예총 예천군지회(회장 권오휘)가 후원해 마련됐다.

 이 자리에는 김학동 군수, 이승진 교육장을 비롯한 조동인·정창우 군의원, 권창용 문화원장, 권오휘 (사)한국예총 예천지회장, 각급학교장, 기관단체장, 문인협회 및 지역 문화예술 관계자들이 참석해 자리를 빛냈으며, 학생과 학부모, 교사 등 5백여명이 참가해 성황을 이뤘다.

 황길영 지부장은 인사말에서 “이번 대회를 디딤돌 삼아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문학가와 화가들이 곧 탄생하리라 믿는다”며 “5월은 가족을 더 많이 사랑하고, 사랑을 더 많이 표현하는 한 달이 되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어 참가자들은 유·초·중·고·대학일반부로 나뉘어 청소년수련관, 광장, 솔숲 일원에서 그동안 갈고 닦은 운문·산문 등 글짓기와 그리기 실력을 겨뤘다.

 또한, 이날 경북차문화연구회에서 차 나눔 행사를 통해 시원한 차와 떡, 주전부리로 정을 나눴으며, 경북도립대 페이스페인팅, 신라식물원 만들기체험, 아로마 등 다양한 부대행사가 마련돼 참가자들의 발길을 잡았다.

 특히, 이날 문인협회 회원들과 대창고 마돌이봉사단이 앞장서서 행사의 원활한 진행을 도와 훈훈함을 더했다.

 서하전국백일장은 임춘 선생의 학문과 인품을 받들어 미래를 이끌어갈 청소년들에게 올바른 가치관을 정립하고 예술적 자질을 계발하며, 일반인들에게는 생활 문예를 통해 삶의 즐거움을 향유하자는 취지로 매년 열리고 있다.

 이번 대회의 입상자 발표는 추후 엄정한 심사를 거쳐 개별 통보되며, 지역신문 및 인터넷신문, 예천군홈페이지 등에 발표할 예정이다.

 ■ 서하 임춘 선생은 고려 의종·명종 때의 문인이자 학자로 강좌칠현의 한사람으로 본관은 예천, 자는 기지, 호는 서하이다.

 문집으로는 서하집이 있으며, 한국 가전문학의 선구적 작품으로 술을 의인화한 국순전과 돈을 의인화한 공방전 등을 남겼다.

 임춘 선생의 문장에 대해 이인로는 “선생의 문장은 고문을 배웠고 시는 소아(騷雅)의 풍골이 있어서 해동에서 벼슬하지 않은 사람으로 뛰어난 사람은 한 사람뿐이다.”라고 밝히고 “그가 죽은 지 20년, 배우는 사람들이 입으로 시를 읊으면서 마음으로 흠모하지 않는 사람은 없다. 장차 굴(屈)·송(宋)의 반열(班列)에 두려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