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장기화로 힘겨운 새해에 17일 늦은 저녁에 내린 눈에 더해 18일 멈추고 다시 내리기를 반복한 복스러운 함박눈이 일상을 조금은 풍요롭게 한다.

 온 세상을 하얗게 뒤덮은 눈이 코로나19로 고단한 이웃들에게 짜증보다는 잠시나마 유년의 추억을 떠올리는 즐거움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또한 새벽부터 안전한 출근길을 위해 혹한의 추위를 견디며, 제설작업에 구슬땀을 흘리는 누군가의 수고로움을 기억해야 한다.

 비록 대설주의보와 한파주의보가 겹친 회색빛 하늘에 눈발이 펑펑 쏟아지고 땅은 얼어 미끄럽지만 하늘을 원망하기 보다는 현실을 바로보고 조심조심 옷깃을 단단이 부여잡은 채 힘찬 발걸음을 옮겼으면 좋겠다.

 먼저 눈이 녹아 어수선한 흙탕길의 지저분함과 불편함을 떠올리기 보다는 앙상한 가지마다 피어난 눈꽃의 아름다움을 노래하는 삶의 여유가 필요한 시기다.

 지난 한해 코로나19로 인한 멈춤과 단절의 아픔을 딛고 맞은 희망찬 새해에 축복처럼 연출된 하얀 산과 들의 멋진 수묵화를 공짜로 감상하는 즐거움을 놓치지 말았으면 한다.

 길을 걷다가 멈추어 바라본 세상은 늘 새롭고 하나하나 개성있는 아름다움이 느껴진다.

 잠시 멈춤이 영원이 아니듯 긍정적인 생각과 여유로움, 타인에 대한 배려와 기다림이 더해져 코로나19를 극복하고 하루 빨리 모두 평안한 일상으로 돌아갈수 있기를 희망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