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한의 겨울을 견딘 가냘픈 가지마다 아름다운 꽃이 피고 황량한 들판에 푸른 새싹들이 움트는 봄.

 코로나19의 여전한 기세에 잔뜩 움츠린 몸과 마음이 오랜 기다림 끝에 맞이한 봄의 생명력에 모처럼 기지개를 활짝 켜고 편안한 일상의 호사(?)를 누린다.

 한편으론 현 정부의 최대화두인 공정을 떠올리며, 어느 시대 어느 시기를 막론하고 한쪽으로 치우침이 없이 공평하고 올바르게 일이 이루어 진적이 있었는지 한번 돌아본다.

 자신이 처한 자리에 따라 독선도 신념이 되고 신념도 독선이 되는 세상, 빈부와 권력의 유무가 공정과 불공정의 이중잣대가 되며, 약자 코스프레로 만인을 우롱해도 그냥 좋은게 좋다고 구렁이 담 넘어 가듯 하는 매가리 없는 인생들.

 코로나19 감염이 멈출 기미를 보이지 않고 하루가 힘겨운 사람들의 목소리는 타인의 아픔을 뒤로하고 봄꽃구경에 몰려드는 인파에 묻혀 버렸다.

 과연 이 세상은 공정한가! 라는 물음에 그렇다고 대답하는 이 몇명일까!

 LH사태 같은 땅투기가 정치꾼들의 천변만화하는 말장난이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닌데 나라가 들썩일 정도로 난리법석을 떠는지 진정 모를 일이다.    

 세상은 일부 권력자들과 자본가들의 놀이터가 된지 오래고 대부분의 사람들은 존재하지 않는 공정한 나라를 원하며, 주체도 없이 하늘만 원망하고 나랏님 탓만 하는 모양새가 참으로 우습다.

 백년도 못사는 삶, 일장춘몽 덧없는 인생사 봄 향기에 취해 멍하니 앉아 봄볕에 가만히 몸을 맡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