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천 출신 장봉환 선생이 1901년 대한제국 군악대를 창설한 뜻 깊은 일을 기념하여 7일 오후 7시 서울 탑골공원 야외무대에서 군악대 재현공연이 성대하게 열렸다.

 이날 공연은 서울특별시 지원과 예천군 후원으로 마련됐으며, 주한 영국대사부부와 각국 무관(武官) 등 수많은 외교사절이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사)뉴코리아 필하모닉 오케스트라(단장 송재용)가 제일 먼저 당시 군악대가 연주한 애국가와 대한제국과 수교하던 미국, 영국, 독일, 이태리, 프랑스 등 5개 국가를 연주했으며, 이에 참석한 주한 외교관들은 자국의 애국가에 맞춰 예를 표했다.

 이어서 당시 군악대가 연주하던 주옥같은 명곡이 연주되고, 구립어린이 합창단 등 3개 연합합창단과 그 가족은 물론 온 시민이 참여하는 아리랑 합창이 밤하늘을 아름답게 수놓았다.

 이 자리에는 권창용 문화원장과 선생의 증손자인 장한덕(65)씨가 참석해 시민들과 함께 장봉환 선생의 발자취를 더듬었다.

 ■ 장봉환 선생(1869〜1929)은 호명면 원곡리에서 태어났으며, 1888년 관립 육영공원에 입학하여 영어, 수학 등을 배웠다.

 1893년 주미공사관 서기관으로 부임하여 서양의 발전된 문물을 접하고 돌아왔다.

 그 후 시종원 시종(비서실 비서관)으로 고종황제를 곁에서 모셨으며, 1900년 12월 군악대 창설을 주창하던 예식원장 충정공 민영환 아래 예식원 차장으로 임명되어 군악대 창립을 도모했다.

 1901년 2월 독일인 지휘자 에커르트가 입경할 무렵 악기구입 등에 필요한 부족한 경비를 스스로 마련하여 마침내 군악대를 창설하게 됐다.(당시계급 정위;대위)

 이때 군악대는 대한제국의 자주독립을 상징하며, 나아가 황제의 존엄을 드높이는 최초의 서양식 악대로 그 의미가 깊다.

 그 후 고종황제를 경호하는 시위연대 대대장(참령;소령)으로 근무했으며, 1905년 대구진위대장으로 물러나와 관내 의병활동을 지원하고 의병봉기를 선동하다가 왜경에 체포당할 위기에 봉착했다.

 그 뒤 보직 해임되고 1907년 고종 퇴위와 함께 고향으로 돌아왔다.

 또한 아버지 장화식 한성부 판윤은 1904년 통신원 총판으로 재직할 때 일본의 통신권 침탈(우체사‧전보사 강탈)을 막으려고 온 몸으로 저항하다가 일제의 간섭으로 물러나게 됐다.

 두 부자는 대한제국의 자주권을 지키고 위기에 처한 나라를 구하기 위해 헌신한 충효의 고장 예천의 자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