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천읍 대심1길 로얄아파트 앞에 위치한 예천군장애인협회는 지역장애인들이 누구의 눈치도 보지 않고 가장 마음 편히 머물 수 있는 공간이다.

 휠체어 여성장애인들의 경우, 동네 헤어샵에서 머리카락을 다듬고 파마를 하면서도 비장애인의 동정어린 시선을 받는 불편을 감수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

 그런 이유로 주위의 시선에 신경 쓰지 않아도 되는 협회 사무실에서 진행되는 이.미용 봉사는 비록 헤어디자이너들에게는 선뜻 나서기 어려운 일이지만 장애인 모두에게는 환영받는 일 중 하나다.

 8일 오후 2시 (사)한국교통장애인협회 예천지회(지회장 이완희)와 예천군장애인협회 주관으로 상반기 이.미용 봉사가 협회 사무실에서 열렸다.

 이.미용 봉사에는 예천군장애인협회 후원회원인 헤어디자이너 최인숙(머리나라), 이순남(해피헤어샵), 김현옥(헤어창조) 씨가 두 팔을 걷고 나섰다.

 또한 후원회 김종은 회장과 이태주 고문, 김경옥 부회장이 참석해 힘을 보탰으며, 후원회원들이 자른 머리카락 치우기, 파마 보조 등의 역할로 한자리를 맡았다.

 한쪽에선 황성 예술인단장이 지도하는 중증장애인 노래교실에서 흘러나오는 신명나는 트로트가 흥을 돋우었으며, 헤어디자이너들의 손끝 움직임에 따라 푸석한 머리카락이 촉촉해 지고, 파마약을 바른 뒤 정성스레 롯드를 마는 작업이 이어졌다.

 고무줄로 고정해 일회용 캡을 머리에 씌워 마무리 하고, 기다리는 동안 커트를 시작했다.

 숨 돌릴 틈조차 없는 작업에 얼굴에는 연신 땀방울이 맺혔다.

 그러나 몰라보게 예뻐진 머리 모양에 연신 거울을 쳐다보며, 수줍은 웃음으로 인사를 전하는 장애인들의 모습에 피곤도 봄눈 녹듯 사라지고 바쁜 일상 속에 잊어버린 헤어디자이너의 자긍심이 가슴 한 켠을 살며시 채운다.

 드디어 이.미용봉사가 마무리되고 수박, 떡, 과자 등 먹거리를 나누어 먹으며, 봉사자도 수혜자도 없이 서로 감사의 인사를 전하는 진풍경이 연출됐다.

 이완희 지회장은 “오늘 장애인들을 위해 수고를 아끼지 않은 헤어디자이너들과 후원회원 여러분 모두에게 깊이 감사드린다”며 “장애인들의 만족하는 얼굴과 예쁘고 잘 정돈된 머리모양에 마음이 기쁘고 즐겁다”고 밝혔다.

 중증장애인을 위한 이.미용봉사는 상·하반기 두 차례 진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