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에는 세월호, 올해는 메르스. 천리 밖의 일로 인해 우리 지역의 체감경기가 나날이 악화되고 있다.

 자기 목숨 귀하지 않은 사람 없고, 남의 눈치 보지 않으며 살수는 없는 세상이지만 ‘나비효과’도 아니고 답답한 마음은 어쩔수 없다.

 6월부터 지역의 관광버스는 주차장을 사수하고 있으며, 정육점, 식당 등 모든 업종이 세월호의 여파로 인해 숨죽이던 작년에 비해 매출이 절반 가까이 떨어졌다고 한다.

 또 다시 관내 행사는 대부분 잠정연기 혹은 취소되었다.

▲ 청하루에서 본 예천읍내 전경

 곰곰이 생각해 보면 중동에서 날아온 메르스가 문제가 아니라 모든 것이 사람들 마음속에 있는 두려움인 것 같다.

 귀동냥으로 들은 정보들도 한몫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보이지 않는 실체는 언제나 무서운 법이다.

 그러나 언제까지 두려움에 떨며 남의 눈치나 보고 집만 지키고 있을 수는 없다.

 이제 마음속에 있는 두려움을 물리치고 당당히 나서서 아사 직전에 놓인 지역경기를 살리기 위해 두 팔을 걷어야 할 때다.

 제2의 물산장려운동이라도 펼쳐 나가야 한다.

 메르스 한파속에서 지역상인들은 죽어라 하는데 눈치없이 인근 시로 쇼핑과 외식을 가는 지역민들을 어렵지 않게 볼수 있다.

 예전에 ‘안동은 예천 사람들이 먹여 살린다’는 우스갯 소리를 들은 적이 있다.

 솔직히 우리 지역이 안동에 비해 먹거리, 볼거리는 물론 의료시설, 교육여건 등 무엇 하나도 우위에 있는 것이 없다는 것은 인정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우리 지역의 것을 사랑하고 이용해야 하는 이유는 단 한가지다.

 우리는 지역공동체에 살고 있으며, 서로 상생의 틀 속에서 공동의 발전을 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두서는 없지만 문득 얼마 전 받은 글 중에 해암스님의 마음비우기2 가 생각나 아래에 옮겨 적어본다.

■ 해암스님의 마음비우기2

 깊은 산속에서 잠을 자던 토끼 한마리가 잠에서 깨어나 큰일났다며 뜁니다.

 사슴이 뛰는 이유를 물어 보자 세상이 무너지는 것 같다고 하자 사슴도 함께 뜀니다.

 산돼지도, 호랑이도 "세상이 무너지고 있어."

 이 소문에 모든 동물들이 덩달아 뛰기 시작 합니다.

 사자가 생각하길 그럴 리가 없다고 판단하고, 이대로 내버려 두면 다 죽는다는 것을 알고 짐승들이 달려가는 걸 막고 도망가는 이유를 물었습니다.

 이구동성으로 "세상이 무너진다." 고 외칩니다.

 호랑이에게 사자가 물었습니다.

 누구에게서 들었는가?

 산돼지한테서 들었다고 합니다.

 산돼지는 사슴에게 들었다고 말합니다.

 사슴은 토끼에게 들었다고 합니다.

 이렇게 추적 결과 최초의 발설자가 토끼인 것을 알았습니다.

 사자는 무서움에 떨고 있는 토끼를 억지로 데리고 잠을 자던 자리에 가 보니 도토리 하나가 떨어져 있었습니다.

 세상 사람들의 생각에는 누구나 행복하기를 바라며, 살기 좋은 세상이 잘못되는 것에 대한 두려움과 공포 속에 살고 있습니다.

 요즘 소소한 도토리 같은 메르스에 온 국민이 공포와 두려움에 떨고 있는 것 같습니다.

 지금 어차피 사자 같은 지혜로운 지도자가 없을 때는 각자가 정신을 바짝 차리고 매사를 살피고 조심해서 사는 수 밖에 없습니다.

 세상은 정글보다 살기가 어렵습니다.

 스스로 지혜롭게 살 수 있는 힘을 길러 괴로움과 두려움에서 벗어 나길 기원드립니다.